블로그 이미지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4)
0 (1)
MY WAY (3)
P (0)
N (2)
S (1)
Total
Today
Yesterday

모모이와 아오미네가 사귀기로 했다는 말을 들은 주위사람들은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모모이가 생각한 대로 '너네 둘이 사귄다니 완전 의외'가 아니라 '이제야 겨우 사귀는 거냐'라는 종류의 놀라움이었기에 모모이는 '말도 안 돼'라고 볼멘소리로 중얼거렸다.

 

참 빨리도 말했나 보네요.”

 

쿠로코는 아오미네쪽을 바라보며 혀를 차기까지 했다. 아오미네를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쿠로코가 의아해 모모이는 고개를 갸웃거렸으나 아오미네는 의외로 아무 말 없이 그런 모모이의 머리를 마구 헝클어뜨렸다.

 

다이쨩 저게 무슨 말이. 아앗. 뭐 하는 거야!”

 

왜 기껏 신경 쓴 머리카락을 망가뜨리냐며 모모이에게 한소리 듣는 아오미네를 보며 쿠로코는 고개를 내저었다. 아오미네는 이상한 데서 쑥스러움을 많이 탄다. 모모이는 아오미네가 꽤 오래전부터 자신을 짝사랑했다는 것을 모르는 모양이었다.

 

사귀게 된 이후에도 둘의 주말은 별다를 게 없다. 모모이는 밖에 나가자고 조르고 아오미네는 나른한 표정으로 그라비아 잡지를 보거나 늦잠을 잔다. 나가 놀기 딱 좋은 산뜻한 봄 날씨에 마음이 부푼 모모이가 아오미네 방까지 찾아왔지만 오늘도 평소와 다를 게 없었다. 기껏 신경써서 입은 하얀 민소매 원피스가 무색하다. 푹신한 쿠션을 여러 개 겹쳐 기댄 채 침대 위에 드러누운 아오미네는 몇 분째 모모이가 끈덕지게 조르는 것을 무시하며 그라비아 잡지 감상에 열중하고 있다.

 

다이쨔앙~ 오늘 날씨도 좋은데 밖에 나가자! ?”

후아암. 귀찮게 밖은 무슨.”

 

모모이가 어깨를 흔들며 나가자고 해도 아오미네는 하품을 하며 무심하게 대꾸할 뿐이다. 간만에 느긋하게 주말을 보낼 참이었는데 모모이가 평화를 깨며 지근거리는 것이 그는 귀찮을 뿐이다. 모모이의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고 팔랑이며 잡지 책장을 넘기는데 말랑말랑한 감촉이 등에 느껴진다. . 책장을 넘기던 손이 허공에서 멈추었다.

 

다이쨔앙?”

 

모모이가 등 뒤에서 아오미네를 안은 채 몸을 점점 밀착해온다. 부드러운 살결이 느껴지자 아오미네는 더 이상 그라비아 잡지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여자친구가 바로 옆에 있는데 마이쨩은 그만 보지?”

 

모모이가 샐쭉이며 아오미네의 손에 들린 그라비아 잡지를 힐끗 보았다. 비키니를 입은 그라비아 모델이 가슴골을 강조하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오미네의 시선이 어디에 가 있을지는 불 보듯 뻔하다. 여전히 아오미네가 대답이 없자 모모이는 이번에는 목을 껴안는다. 아오미네의 등에 한껏 밀착된 가슴이 눌린다. 모모이는 아오미네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가볍게 뺨에 입 맞추고 애교 섞인 목소리로 한 번 더 그를 졸랐다.

 

다이쨩, ?”

 

도톰한 입술이 뺨에 닿자 아오미네가 홀린 듯이 중얼거렸다.

 

그래 확실히 그건 그렇지.”

 

드디어 외출할 마음이 생겼나싶어 모모이는 눈을 반짝이며 아오미네를 바라보았다. 눈이 마주치자 아오미네는 그대로 고개를 좀 더 틀어 모모이에게 입 맞췄다.

 

 

 

'MY WAY > N'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도/청핑/아오모모] some  (0) 2015.06.07
Posted by
, |

나 술 사줘.”

 

갑작스럽다면 갑작스러운 연락이었다. 모모이에게서 전화가 오는 건 새삼스럽게 놀랄 것도 없는 일상이었다. 갑작스러운 쪽은 모모이의 말이었다. 모모이는 술자리 분위기는 좋아하지만 굳이 술자리를 만들 만큼 술을 즐기지는 않는다. 아오미네는 심드렁한 목소리로 내가 왜, 하고 받아치려다 휴대폰 너머 목소리가 기운 없다는 것을 눈치 채고 말을 바꾸었다.

 

사츠키.”

"."

차였냐.”

이 바보 간구로야! 진짜 말을 해도 그렇게.”

 

왁하고 모모이의 속사포 같은 말이 쏟아지자, 아오미네는 휴대폰을 귀에서 떨어뜨렸다. 기운 없는 줄 알았더니 팔팔하네, . 모모이가 잠잠해지자 그는 다시 휴대폰을 제대로 들고 말했다.

 

그래서 너 지금 어딘데?”

퀸즈헤드야.”

알았어. 사고 치지 말고 있어.”

사고 친다니, 내가 다이쨩도 아니고.”

 

이미 혼자 술 마시러 간 거냐. 어쩐지 모모이 주변이 시끌시끌하다 했다. 아오미네는 코트를 집어 들고 일어섰다. 저 바보가 술 마시고 사고치기 전에 가야지. 그는 평소보다 조금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Some

아오미네 다이키 x 모모이 사츠키

갯 쓰다

 

 

 

 

모모이가 아오미네를 불러낸 곳은 평소 둘이 즐겨 찾던 맥주하우스였다. 인테리어가 고급스럽고 분위기가 지나치게 시끄럽거나 천박하지 않아 가볍게 한잔 하면서 얘기하기엔 안성맞춤이다. 금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아직 술을 마시기엔 이른 시간임에도 맥주하우스 안에는 사람이 꽤 들어차 있었다.

 

다이쨩 여기야!”

 

손을 높이 들어 휘휘 내젓는 모모이는 오늘 차인 사람답지 않게 발랄해 보였다. 꼼꼼하게 신경 쓴 화장에 곱게 차려입은 원피스, 굽 높은 하이힐까지. 데이트 나가는 사람처럼 차려입은 게 오히려 안쓰럽게 느껴졌다. 며칠 전부터 수선떨며 뭘 입을지 어떤 머리모양을 할지 고민하며 설레 하던 모모이가 오버랩됐다. 생글생글 웃는 것 같지만 사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이란 걸 눈치 챈 아오미네는 별다른 말없이 모모이 앞에 앉았다.

 

다이쨩도 마실래?”

.”

안주도 시키고 싶음 시켜.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사츠키.”

?”

아니, 그냥 네가 시키고 싶은 거 시키라고.”

 

나 이거 먹고 싶었는데 혼자 먹긴 그래서, 다이쨩 오면 시키려고 했어. 생글생글 웃으면서 주문하는 모모이를 보던 아오미네는 모모이 앞에 놓인 맥주잔에 시선을 주었다. 치면하게 들어찬 맥주가 경계선에서 일렁이고 있었다. 맥주거품이 사그라들지 않은 것으로 보아 따른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다. 첫 번째 잔일까. 아니면 이미 몇 잔 마신 후인가. 잔 옆에 놓인 병은 마개가 닫혀있다. 아오미네가 속으로 모모이가 벌써 얼마나 마셨는지 가늠하는데 어느새 주문을 끝낸 모모이가 평소답지 않게 맥주를 쭉 들이켰다. 꿀꺽이며 술을 넘기는 모양이 이상하게 호쾌해보이지는 않았다. 사약이라도 마시는 사람처럼 표정은 잔뜩 찌푸린 채 잔은 또 양손으로 잡고 있다. 누가 억지로 마시게 한 것도 아닌데.

 

너무 빨리 마시는 거 아냐?”

 

아오미네가 미간을 찌푸리며 모모이의 맥주잔을 든 손을 붙들었다. 사선으로 기울어진 잔 안에서 얼마 없는 맥주가 찰랑였다.

 

말리지 마! 오늘 먹고 죽을 거라구우.”

 

모모이의 말꼬리가 자신 없게 늘어졌다. 살짝 처진 눈망울이 이미 그렁그렁하다. 모모이가 쿠로코를 좋아한다고 했을 때 사춘기 소녀가 아이돌을 좋아하는 것처럼 가벼운 감정인 줄 알았는데, 모모이의 마음은 생각보다 진지하고 깊은 것이었나 보다. 잠기지 않는 수도꼭지처럼 눈물을 주르르 쏟아내는 모모이 때문에 곤란해진 건 아오미네였다.

 

야 그만 울어, 사츠키. 누가 보면 내가 울린 줄 알겠다.”

 

오늘 쿠로코를 만나느라고 힘준 눈화장이 번져 우스운 꼴이 됐다. 아이라이너와 마스카라가 까맣게 번져 팬더 같다. 아오미네는 손가락으로 모모이의 눈가를 조심스럽게 문질러 닦았다. 눈물을 닦아주려 한 건데 안 그래도 번진 화장이 눈물과 함께 옆으로 까맣게 더 번져 버렸다.

 

너 팬더 됐다.”

 

놀리는 말일 뿐이었는데, 무엇이 문제였던 건지 오히려 모모이는 아예 소리 내어 울기 시작했다.

 

흐아앙, , 이쨩, 테츠 군이.”

 

운을 떼는 것 같더니 훌쩍임이 커진다. 평생을 알고 지냈지만, 모모이가 울 때는 항상 어찌할 바를 몰라 하는 아오미네다. 아오미네는 자리에서 일어나 모모이의 옆자리로 갔다. 그가 모모이의 어깨를 자신쪽으로 끌어당기니 자연스럽게 작은 몸이 안겨온다. 품 안에 넉넉히 들어오는 모모이가 새삼스럽게 작게 느껴진다. 천천히 다독여주니 훌쩍임이 잦아든다. 아오미네는 모모이가 울 때는 옆에서 괜히 말로 거드는 게 역효과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괜한 말을 해서 그녀를 울리는 것보다는 차라리 말없이 다독여주는 게 낫다. 어릴 적부터 자주 이렇게 안아서 달래주었었는데. 어릴 때는 모모이가 왜 우는지 몰라서, 혹은 모모이를 울렸다고 엄마에게 호되게 혼났기 때문에 모모이가 울 때는 어쩔 줄 몰라 했었다. 지금 아오미네에게 모모이를 달래주는 일은 예전과는 다른 의미로 쥐약이다.

 

몇 분을 더 훌쩍이던 모모이가 겨우 진정했다. 안겨있던 모모이가 몸을 틀어 자세를 바로 했다. 품에서 스르르 빠져나가는 온기가 아쉽게 느껴졌다. 아오미네가 자신이 느낀 당혹스러운 감정에 대해 깊이 생각할 틈을 주지 않고 홀아르바이트생이 주문한 메뉴 나왔습니다, 어색한 안내 멘트와 함께 메뉴를 테이블에 세팅해준다. 테이블 위의 메뉴를 훑으며 미끄러지던 모모이의 시선이 한 지점에서 멎는다. 안주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잔에 술을 가득 채워 단숨에 마신다.

 

천천히 마셔.”

몰라. 이 바보야. 여기 있는 맥주 전부 먹고 갈 거야.”

너 또 술에 떡이 되면 누가 책임지라고.”

다이쨩이 데려다주면 되지. 어차피 옆집이면서.”

 

술기운이 올라온 모모이가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샐쭉였다.

 

사츠키 너, 그러려고 나 부른 거지?”

딩동댕!”

, 역시 갈래.”

, .”

내가 여기까지 와주고 데려다주기도 하는데 인간적으로 계산은 네가 해야 되는 거 아냐.”

우와아, 오늘 차인 사람한테 너무 하는 거 아냐, 다이쨩.”

 

모모이는 빈 잔에 맥주를 가득 채웠다. 맥주 거품이 잔 밖으로 넘치기 직전에 잔에 입을 가져간다. 모모이는 맥주로 입술을 조금 축인 후 살짝 삐친 투로 말문을 열었다.

 

친구 좋다는 게 뭐야. 이럴 때 불러내면 와주고, 위로턱도 쏴주고 그러는 거지. 나도 다이쨩이 차여서 술 사달라고 하면 사줄 건데.”

왜 헤어지는 것도 아니고 차인다는 전제야.”

다이쨩이 찰 수 있을 리가 없으니까.”

입에 맥주 거품 묻은 여자한테 듣고 싶지 않거든.”

아오미네의 말에 모모이는 혀를 날름 내밀어 입술에 묻은 거품을 핥았다.

이렇게 칠칠맞은 여자를 누가 좋아하냐.”

 

모모이가 뭐라 반박하려다 입을 다문다. 아오미네는 타는 목을 축이려 잔을 들었다. 모모이도 따라서 한 모금 더 마신다. 잠시 둘 사이에 아무런 말도 오가지 않는다. 조용히 독일식소시지에 포크를 가져가고 먹고 잔을 비운다. 맥주하우스 안에서 웃고 떠드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아주 멀리서 들리는 것 같이 느껴졌다. 물 마셔, 아오미네가 모모이쪽으로 얼음물이 든 컵을 밀었다. 차랑, 얼음이 저들끼리 부딪히며 경쾌한 소리로 흔들린다. 고마워. 대답은 하지만 물컵에 손을 대지는 않는다. 손에 쥔 물기어린 잔 표면을 만지작거릴 뿐이다.

 

미안하다고 했어.”

 

눈을 내리깐 모모이가 나직이 중얼거렸다. 그녀의 시선방향은 맥주잔 안쪽이었지만, 맥주거품을 관찰하는 게 아니라 그 너머를 보는 것 같았다. 그녀의 말엔 주어가 없었지만 주체가 누군지 가늠하긴 어렵지 않았다.

 

소중한 사람이고, 마음도 고맙게 생각하지마안, 미안하대.”

 

취기가 올라 점점 혀가 꼬인다. 울고 싶지 않아 모모이는 애꿎은 잔을 노려보았다. 눈에 힘이 들어가니 좀 나은 것 같다.

 

소중하게 생각하는 거랑 좋아, 하는 건 다른 문제니까. 테츠 군을 원망하거나 하는 건 아냐.”

 

다이쨩. 드디어 모모이가 고개를 돌려 아오미네쪽을 바라본다. 여전히 잔을 손에 꼭 쥔 채였다. 그걸 놓으면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붙들고 있다. 마음을 지탱해주는 무언가인 듯이. 모모이는 분명 미소 짓고 있었으나 차라리 우는 게 더 나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아오미네는 겨우 위로 비슷한 말을 짜내었다. 말로 내뱉자마자 바보 같은 말이라고 생각했지만.

 

오랜 친구기도 하니까.”

. 그래서 잃고 싶지 않다고 했어. 사실 두려워. 다시 예전처럼 친구로 잘 지내자고는 했지만 솔직히 자신이 없어.”

…….”

테츠 군도 그런 거겠지? 만약 다이쨩이나 내가 서로에게 고백하거나 한다면 친구로 지낸 시간이 무섭고 아깝고. 그래서 곤란해질 거야. 그렇지?”

이상한 소리 하지 마.”

 

어쩐지 목이 메었다.

 

하하. 그러게. 혹시 화났어? 그럴 일 없으니까 너무 그러지 마. 그냥, 예시일 뿐이야.”

 

화가 난 건 아니었다. 그것과는 조금 다른 기분이 들었다. 평생을 알아온 친구가 갑자기 낯설게 느껴져서, 그래서. 아오미네는 다시 침묵을 지켰다. 모모이는 영문을 모르고 헤실거리며 웃을 뿐이다.

 

사츠키 너 그만 마셔. 이제 가자.”

그치마안~ 여기 이렇게 많이 남았는데.”

 

모모이가 술병을 들고 흔들어 보인다. 두어 잔 남은 것을 아오미네가 자기 잔에 따라 단숨에 마셔 없앤다. 술이 달다.

 

됐지?”

오아~ 역시 다이쨩! 이야. 헤헤, 그래야 친구지.”

 

오늘따라 유난히 친구란 말을 강조하는 것 같아 거슬린다. 왜 거슬리는지는 모른다. ‘친구는 좋은 거 아닌가?

 

야 찬 건 테츤데 왜 나한테.”

 

얌전히 집에 가나 싶었더니 역시나, 였다.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한다고 했던가. 애꿎은 자기에게 패악을 부리는 소꿉친구를 보는 그는 점점 인내심이 바닥을 보이는 것을 느꼈다. 모모이가 주먹을 단단히 쥔 채 아오미네의 팔을 쳐댄다. 퍽 소리가 난다. , 이거 생각보다 아픈데. 얻다 대고 주먹질이야, 이 여자야. 술 취한 사람 특유의 흐느적거리면서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주먹은 생각보다 아프다.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 아오미네가 아무렇게나 주먹을 휘두르는 모모이의 팔목을 붙잡았다. 허공에서 주먹이 멈추자 모모이가 분한 표정을 짓는다.

 

이게 다 다이쨩 때문이야!”

 

영문 모를 외침에 얼척이 없어진 아오미네가 바람 빠지는 듯한 소리를 냈다. 이거 놔아! 붙들린 팔이 마음대로 되지 않자 모모이가 뾰로통해진다. 아오미네가 팔을 쥐고 있던 손을 보란 듯이 확 놓아버리자 모모이의 몸이 앞으로 홱 쏠린다. 아스팔트 바닥에 그대로 고꾸라질 뻔한 걸 붙잡아주니 돌아오는 말은 고마워가 아니라 쌩뚱맞은 이름이었다. 테츠 군.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기분이 싸하게 가라앉는다.

 

.”

으응. 텟쯔 구운.”

난 테츠가 아니잖아.”

.”

완전 취했네.”

, 츠으. 구운.”

 

모모이가 아예 양팔을 벌리고 아오미네에게 매달린다. 정작 부르는 이름은 테츠 군이지만. 알싸한 술 냄새가 훅 끼친다. 술에 취한 탓에 자기를 쿠로코로 착각했나 싶어 아오미네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난 테츠가 아니라니까.”

알아.”

 

모모이의 대답에 아오미네는 기운이 빠졌다. 그걸 아는 사람이 그러냐고 쏘아붙이기 전에 모모이가 완전히 몸을 밀착해온다. 아오미네의 허리를 부둥켜안고 고양이처럼 얼굴을 부빈다. 몸에 열이 확 오른다. 나도 너무 마셨나. 아까 모모이 때문에 홧김에 술을 연거푸 마신 것 때문인 것 같다. 아오미네는 걷기 힘드니까 떨어지라며 모모이를 떼어냈다. 떼어내기가 무섭게 모모이의 술 취한 몸이 다시금 비틀거리며 안겨온다. 제대로 걸을 수 없어 골목길 한복판에서 걸음을 멈춘다. 고개를 들어 저문 지 오래인 하늘을 바라본다. 이미 달이 떴다. 퇴근시간대도 한참 지난 시간, 번화가면 몰라도 동네 골목길은 한적하다. 집에 거의 다 왔는데 난관에 부닥쳤다. 아오미네는 이제 안기는 것도 아니고 물먹은 솜처럼 흐늘흐늘 늘어지는 모모이의 몸을 받쳤다. 뭐라 말을 걸어 봐도 나른한 목소리로 테츠 군을 반복할 뿐이다. 할 수 없이 모모이를 업기로 한다.

 

오늘 차이고 와서 다른 남자한테 그러면 안 되지, 바보야.”

 

아오미네가 낮은 목소리로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등에 업힌 모모이는 그새 잠들었는지 잠잠하다. 무엇보다 그놈의 테츠 군을 부르지 않는 것이 아오미네에게는 다행이었다. 그래, 이렇게 조용히 집까지 간다면 좋겠다. 모모이가 고개를 뒤척이자 결 좋은 머리카락이 그의 목덜미를 간질인다. 업느라 닿은 모모이의 스타킹 신은 허벅지가 차다. 아직 초봄이니까 밤은 춥다. 감기 걸리려고. 테츠 만나니까 그랬던 거겠지만. 미끄러지는 모모이의 몸을 한 번 추어올렸다. 쿠로코가 모모이의 고백을 받아주지 않을 거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모모이가 좋아하는 사람이 쿠로코여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었다. 왜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 테츠도 사츠키도 좋은 친구니까, 하고 안이하게 생각해버리고 더는 고민한 적 없다. 하지만 지금 누군가 같은 질문을 던진다면 아오미네는 다른 답을 내놓을 것이다. 어쩔 수 없다. 지금도 이렇게 등에 확실하게 느껴지는 모모이의 무게감에 안심한다. 으으. 모모이가 잠결에 웅얼거리며 아오미네의 목을 꼭 껴안았다.

 

으으. 추워.”

사츠키. 목 너무 꽉 안지 마. 숨 어떻게 쉬라고.”

.다이쨩 바보.”

?”

추으니까 그허지. 후아암. 바아보. 간구로 쿠로스케에.”

이게 진짜. 너 사실 안 취했지? 내려.”

싫어.”

.”

좋아해.”

갑자기 뭐야.”

 

걸음이 우뚝 멈춰 선다. 비몽사몽인 모모이가 등 뒤에서 의아하게 친구의 옆얼굴을 바라본다. 사실 옆모습도 아니다. 도통 초점이 맞지 않아 아오미네의 표정을 알 수 없다.

 

다이쨩이 나 좋아하니까 그런 거지이.”

무슨 소리하는 거야, 바보가.”

 

좋아해.’가 아니라 좋아해?’였던 모양이다. 업혀있는 모모이에게는 각도상 자신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기에 아오미네는 아무렇지 않게 말을 이었다.

 

"이상한 소리 할 거면 다시 잠이나 자라."

뭐야아. 그럼 다이쨩은 나 싫어해?”

그럴 리가 있냐."

그럼 좋아하는 거네!”

 

좋아하는 거 아니면 싫어하는 거라니. 뜬금없는 흑백논리다. 나도 다이쨩이 좋아. 모모이가 헤헤거리며 웃는다. 좋아한다는 말 들으니까 기뻐. 모모이가 다시 한 번 묻는 말인지 혼잣말인지 분간 가지 않는 말을 한다. 아오미네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이제 나 내려줘. 걸을 수 있어.”

무거운 건 아는구나.”

다이쨩 이 바보야!”

 

다시 떽떽거리는 거 보니 술 좀 깼나보네. 아오미네가 키득거리며 모모이를 내려줬다. 부축해준다고 했으나 거절하고 옆에서 걷기 시작한다. 굽이 높은 신발을 신고도 제법 잘 걷는다. 정말 술이 깼나 싶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아오미네는 모모이가 돌발행동을 하진 않을까 신경 쓰여서 옆을 힐끗 곁눈질했다.

 

다이쨩.”

.”

 

술이 좀 깬 듯한 목소리를 듣고 아오미네는 고개를 돌렸다. 아니 아니이, . 뭔가가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볼을 살짝 부풀린 채 모모이가 양손으로 손짓을 한다. ‘라니. 다분히 함축적인 말에 아오미네는 미간을 찌푸리며 의문을 담아 모모이의 말을 반복했다. ? 으응, 그래 더. 다이쨩 너무 멀어. 더라는 게 더 가까이오라는 거였나 보다.

 

이제 됐냐.”

. 잡았다!”

 

모모이가 술 취한 사람 특유의 절제 없는 힘으로 찰싹, 때리다시피 아오미네의 뺨을 감싸 쥐었다. 이 녀석 아직 술 안 깼구나. 아차 싶었지만 이미 늦었다. 눈이 풀린 채 싱글싱글 웃는 모모이가 어째 불안하다.

 

다이쨩.”

.”

다아이~!”

그래.”

다이쨩은 정말 좋은 친구야.”

어어.”

정말 고마워.”

그래 그래.”

저엉말이야. 정말 고맙구 사랑스러운, 에이, 이건 아냐. 사랑스러운은 빼구, 고맙고 좋은 친구한테는 상을 줘야지. 그래야 좋은 치인구지이. 나도 다이쨩한테 좋은 칭구할래.”

무슨 상 줄 건데?“

으음, 받고 싶어? 다들 조오은 칭구니까! 앗쨩한테도 주구, 키쨩한테도 미도링한테도 뭇 군한테도 아카시 군? 그리고테츠 구운도 이제 친구니까 줄 거다? 친구한테 선물 주는 싸람은 좋은 싸람이야, 그치이?”

 

갈수록 횡설수설하는 모모이를 보며 아오미네는 한숨을 내쉬었다. 제대로 취했네. 길바닥에서 자기 전에 집에 데려가야지, 손 많이 가는 녀석.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아오미네는 장난은 그만하고 집에 들어가 자라고 말하며 모모이의 두 손목을 붙들었다.

 

?

 

헤실거리며 헤픈 웃음을 지은 모모이가 눈을 감는다. 그리고.

 

 

* * *

 

 

지금 몇 시지?

 

모모이는 이마를 짚으며 부스스 일어났다. 옷도 안 갈아입은 채 침대 위에 엎어져 잔 모양이다. 숙취 때문에 머리가 깨질 것 같이 아프다. 아 맞아. 어제 테츠 군에게 거절당하고, 혼자 술 마시다가 다이쨩 불렀었지. 옆집에 사는 소꿉친구가 전에 술에 취했을 때처럼 침대 위에 던져두고 간 모양이다. 어제 일이 대강 그려진다.

 

미안합니다, 모모이씨. 쿠로코의 말이 아직도 생생히 들리는 것 같다. 하지만 이상하게 현실 같지가 않다. 자꾸만 복잡하게 얽어드는 생각 때문에 머리가 더 아프다. 모모이는 밀려드는 생각을 애써 밀어내며 우선 옷부터 집에서 입는 편안한 트레이닝바지와 티셔츠로 갈아입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화장도 안 지우고 자다니. 화장 안 지우고 자면 피부 나빠지는데. 거울을 본 모모이는 얼굴을 이리저리 살폈다. 어제 6년을 짝사랑한 쿠로코에게 차인 충격으로 엄청 운 탓이 눈두덩이가 부은 데다 새빨간 토끼눈이 됐다. 붓기가 가라앉으려면 한참 걸릴 것 같아 한숨이 절로 나왔다. 번진 아이라이너와 마스카라 자국이 그대로다. 눈물에 번져 흘러내린 자국 그대로 말라붙었다. 모모이의 시선이 오른쪽 뺨에 옆으로 죽 번진 자국에서 멈췄다. , 다이쨩이 울지 말라고 달래준답시고 하다가 옆으로 번지게 했었지. 하여간 섬세함이라곤 없어요. 불만스럽게 중얼거리면서도 모모이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떠올랐다. 세수를 하고 나니 우스꽝스럽게 번진 화장을 해결 되었는데, 부은 눈은 도저히 해결이 안 된다. 아무래도 오늘 외출하긴 텄다. 어차피 외출할 기분이 아니라서 나가지 않을 거였지만. 모모이가 씁쓰레하게 웃었다.

 

사츠키.”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자 모모이는 고개를 돌렸다. 다 큰 숙녀방에 노크도 없이 들어올 남자는 그녀가 아는 한 한 명뿐이다. 노크 정도는 하라고 말하려는데 모모이 앞으로 아오미네가 무언가를 불쑥 내민다. 숙취해소음료였다.

 

속은 좀 괜찮냐.”

 

으응, 고마워. 대강 대답하며 모모이가 숙취음료를 받아들었다.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프다. 이걸 마시면 좀 괜찮을까. 모모이가 손에 쥔 숙취음료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고개를 들어보니 아오미네는 캔 뚜껑을 따서 이미 마시고 있다. 모모이도 캔 뚜껑을 땄다. 아오미네의 얼굴을 보니 멀쩡한 것 같아 다행이기도 하고 한편으론 자기만 엉망인 것 같아 야속하다.

 

푸하하. 사츠키 너 얼굴 대박이다.”

시끄러워. 시비 걸러 온 거면 나가.”

 

손으로 눈가를 가린 채 모모이가 고개를 숙였다. 아무리 소꿉친구여도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건 쪽팔린다. 게다가 안 그래도 복잡한 심경이라 아오미네의 짓궂은 농을 받아줄 여력이 없다.

 

네 부은 얼굴 한두 번 보는 것도 아니고.”

 

아오미네는 얼굴을 가리는 모모이가 새삼스럽다는 반응이다.

 

그리고 이미 호박이라 거기서 더 못생겨져봤자.”

호박 아니거든, 간구로.”

 

울컥한 모모이가 고개를 홱 쳐들었다. 아오미네가 모모이의 이마에 손을 올린다.

 

어제 그렇게 춥다 춥다 난리더니 감기는 안 걸린 모양이네.”

?”

뭐야, 너 어제 일 기억 안 나?”

?”

그럼 이것도 기억 안 나?”

 

모모이의 이마를 짚던 커다란 손이 모모이의 뺨을 감싼다. 시선을 이리저리 돌리던 모모이의 얼굴이 백짓장이 됐다. 그 때 분명 자신의 손이 아오미네의 뺨을 확 감싸고 술기운에 이상한 소리를 지껄였었다. 테츠 군으로 착각해서 그랬던 건가, 아니면 서러운 마음을 달래주니까 술기운에? 어느 쪽이든 최악이다.비로소 떠오르는 어제 일에 잠기운이 화다닥 달아났다. 숙취로 쓰린 속이 문제가 아니었다.

 

그래서 한 건가? 내가 다이쨩한테?

 

사츠키. 이제 어제 일 기억 나냐?”

, , 나 하나도 기억 안나.”

 

술이 덜 깬 것도 아닌데 시뻘개진 얼굴로 모모이가 손사래까지 친다. 호오, 그런 모모이를 내려다보다 입꼬리를 올리는 폼이 의미심장했다. 아오미네가 굉장히 흥미로운 놀림감을 찾았을 때의 표정이다. 모모이는 결국 자폭하듯이 소리를 질렀다.

 

그때 그건 진짜 실수였어!”

실수라니, 저질렀으면 책임을 져야지.”

저지르다니, 뭐야, 다 내 책임인 것처럼.”

 

그럼 했단 말이야? 내가? 모모이 머릿속 위험한 망상이 점차 수위를 높여간다. 설마 그런? 진짜 한 거야? 아니 아니, 잠깐만. 정말 그런 거면 책임지란 말은 내 쪽이 해야 되는 거 아냐? 아니, 아닌가. 일단 내가 먼저 시작한 거니까. 다이쨩이 말할 자격이 있는 건가. 안 그래도 숙취로 핑핑 도는 머리가 혼란스럽다. 커다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안절부절 못하며 눈알을 굴린다. 정말이라면 난 정말 최악이다. 하지만 아무리 애써 봐도 거기서 더 이상 기억이 안 난다. 그런 모모이를 보며 아오미네는 기가 찬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당연한 거 아냐. 그럼 네 잘못이지 내 잘못이냐. 내게 잘못이 있다면 니 술주정 받아준 거 밖에 없거든.”

 

모모이의 하얀 얼굴에 핏기가 싹 가신다. 너무 하는 거 아닌가.

 

아오, 진짜. 그나마 네가 안주를 안 먹어서 다행이지, 진짜. 그 옷 새 옷이라고.”

, ? ?”

그래, 새 옷. 네가 토해놨으니까 너 나한테 옷사줘.”

 

투덜대는 아오미네를 모모이가 벙찐 표정으로 쳐다본다.

 

뭐야. 그럼 책임지라는 게 옷 말하는 거였어? 그럼 그때 가까이오라고 해놓고 토한 거구나. 아무 일도 없었던 거다. 그렇게 생각하니 괜히 혼자 오버한 것 같아 무안해졌다. 하지만 무안함보다 안도감이 컸다.

 

다행이다.”

 

안도의 한숨을 폭 내쉬며 모모이가 가슴을 쓸어내렸다. 옷 물어내란 말이 이렇게 안도감을 줄 때가 평생에 또 있을까.

 

그래, 알았어. 사줄게.”

 

평소라면 떽떽거리며 내가 왜, 라며 다다다 쏘아댈 텐데 순순히 사주겠다는 게 이상하다. 눈을 끔뻑이며 잠시 말이 없던 아오미네가 상황파악이 끝났다는 듯이 아아, 감탄사를 내뱉는다.

 

, 너 어제 저질렀어.”

그래그래, 내가 다이쨩 새 옷에 토했어. 미안해. 사주면 될 거 아냐.”

아니, 그거 말고.”

또 뭐?”

 

모모이에게 다가선 아오미네가 두 손으로 모모이의 뺨을 감쌌다. 반대긴 하지만 어제를 떠올리는 광경에 모모이는 몸이 굳었다. 반면 아오미네는 여유로운 미소를 띄우며 모모이를 똑바로 쳐다본다.

 

이래도 진짜 기억 안나?”

 

모모이의 얼굴이 달아올랐다. 설마 어제 내가 정말 한 거야? 다른 사람도 아니고 테츠 군도 아니고 다이쨩에게? 내가? 다이쨩하고 내가? 머릿속이 백짓장이 된 채 모모이는 패닉에 빠졌다.

 

, 기억 안, .”

 

목소리가 자신 없이 툭툭 끊겨 나온다. 딱 잡아떼지도 못한다. 기억이 완전히 나는 것도, 완전히 안 나는 것도 아니고 딱 직전 상황까지만 기억나는 상황이라니. 진짜 한 건지 아니면 기억 안 나는 걸 이용해 이 짓궂은 소꿉친구가 장난치는 건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 긴가민가하는 모모이의 표정을 보던 아오미네가 모모이의 얼굴을 붙잡은 손을 떼며 능청스럽게 덧붙인다.

 

아 진짜. 사츠키 너 성추행범으로 신고감이었어.”

내가 뭘 했는데?”

 

어제 저지른일이 당최 기억나지 않는 모모이는 아오미네의 말 하나하나가 신경 쓰였다. 토한 게 끝이 아니라니. 당황한 나머지 너무 다급한 티를 내버렸다. 모모이는 아차, 싶었다. 아오미네는 모모이를 제대로 놀려주기로 작정한 모양인지 이죽거리기 시작했다.

 

, 어제 네가 나한테 한 일? 어우 진짜 이걸 어떻게 말로 하냐.”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는 몰라도, 싫으면 못 하게 했어야지!”

 

어제 필름 끊긴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모모이는 정신이 아득해졌다.

 

 

* * *

 

아오미네는 반사적으로 모모이와 자신 사이를 손으로 가로막았다. 포들한 입술이 손바닥에 닿았다 이내 떨어졌다. 모모이가 느리게 눈꺼풀을 들어 아오미네를 올려다본다.

 

"친구 사이엔 이런 거 하는 거 아냐."

 

술기운 탓인지 얼굴이 화끈하다. 아오미네를 의아하게 올려다보던 모모이가 가느스름하게 눈을 뜨고 아오미네에게 다가선다.

 

? 사츠키, 잠깐만.”

, 우웩!”

, 사츠키!”

 

모모이는 당혹스러운 목소리를 뒤로 하고 아오미네를 붙들고 속을 게워내기 시작했다. 도저히 분위기라고는 없는 여자라니까.

 

괜찮아?”

 

역시 마지막잔은 못 마시게 말렸어야 했나보다. 아오미네가 미간을 찌푸리며 모모이의 등을 두드려 주었다. 속을 게운 모모이가 홱 고개를 들고 아오미네를 바라보았다.

 

다이쨩.”

?”

고마워.”

 

배시시 속없는 웃음을 지은 모모이가 옷소매로 입술을 슥 훔치더니 다시 아오미네의 뺨을 감싸 쥐었다.

 

, 이건 친구 사이엔 하는 거 아니라니까.”

친구 사이 아니니까, 괜찮지?”

 

술 취한 사람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또박또박한 말투로 의미 모를 말을 한 모모이가 아오미네에게 다가갔다. 입술에 닿는 따스하고 말캉한 감촉에 열이 확 오른 것은, 역시 술기운 때문일 거라고, 그는 생각하고 싶어졌다.

'MY WAY > N'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도/청핑/아오모모] 어느 봄날의 오후 (전연령)  (0) 2015.06.07
Posted by
, |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